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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지식저장소 > 독후감

앵무새 죽이기 작성자: 관리자 조회: 6317 등록일: 2017-03-05 <font face="맑은 고딕">지난 1월, 워싱턴 포스트는 한 정치인의 고별연사를 다음과 같이 칭찬했다.</font><div>'그의 연설은 민주주의에 대한 놀라운 헌사였다'고.</div><div>찬사의 주인공은 8년간의 대장정을 끝마치고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을 기록한 오바마 대통령이었다.</div><div>그는 연설 초반부의 그가 상당히 인상 깊게 읽었다고 알려진 '앵무새 죽이기'의 주인공 애티커스 핀치의 대사를 인용하였다.</div><div><br></div><div>"법은 충분하지 않다. 마음이 바뀌어야 한다. 세상은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는다.</div><div>만약 우리의 민주주의가 앞으로 점점 더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서 올바로 작동하려면,</div><div>우리 모두는 반드시 미국 문학의 위대한 주인공, 애티커스 핀치의 조언에 귀 기울여야 한다."</div><div><br></div><div>호기심에 청취한 오바마의 연설에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신념이 또렷이 나타나고 있다.</div><div>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고, 건강하게 토론하는 일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근간이라고.</div><div>가끔은 토론에서 그들을 이기고, 가끔은 그들에게 지겠지만, 자신과 다른 생각을 지닌 사람들의 마음 속에 </div><div>존재하는 선함(Goodness), 국가에 대한 사랑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div><div><br></div><div>"때때로 그 과정은 위험하고, 당신을 실망 시키는 일도 많겠지만, 확신하건대 이 일은 에너지와 영감이 넘치고,</div><div>미국에 대한 당신의 신념을 더욱 강하게 해줄 것이다." - 오바마 연설 中</div><div><br></div><div>앵무새 죽이기는 미국 내에서 오랜기간 동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으로 '이해와 용기'에 대한 생각을 하게끔 한다.</div><div>옳은 것과 그른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데에는 다 각자의 이유가 있고, 이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기 보다는 '상대방은 그렇게 행동하는데,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궁극적이고 다소 철학적인 질문을 하게 만든다.</div><div><br></div><div>한국인은 좋은 말로 하면, 정이 많지만, 안 좋은 말로 하면, 오지랖이 넓다.</div><div>동양사회에서 단체사회에 대한 사회적 암묵적 연대는 생각보다도 강력하고 폭력성도 다소 내포되어 있다.</div><div>평범한 것과는 다른, 보통인 것과는 다른, 그리고 일상적이지 않는 것에 대한 무의적인 거부반응은 상당히 격렬하다.</div><div><br></div><div>'왜 그렇게 생각하지?'에 물음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묻는 질문이기 보다는 '그렇게 생각하는 너가 이상하다'라는 의미를 내포한다.</div><div>시대가 변했다고는 하나 책 속의 시대와 현재의 시대에서 전혀 바뀌지 않은 것은 바로 '다름은 틀린 것'이라는 사고이다.</div><div>나와 의견이 맞지 않으면, 바로 '아니야, NO'를 외치는 사람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div><div><br></div><div>책의 주인공인 애티커스 핀치는 비록 학교를 다니지 않았지만(19세기엔 흔한 일), 변호사로 일하며 의원으로서도 활동한다.</div><div>그 지역의 일반 남성들은 나무 장작을 패거나 운전을 하거나 사냥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는데,</div><div>그는 사무실에 하루종일 앉아 상담하고, 서류에 파묻혀 일한다.</div><div>이러한 모습에 진짜 이 책의 주인공인 그의 딸 스카웃(진 루이즈)는 아빠를 좋아하지만 마음 한 구석엔 </div><div>다른 어른 남자들처럼 제 할일을 하지 못하는 아빠라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다. 어떻게 보면, 부끄러운 생각도 가지고 있다.</div><div><br></div><div>어느 날, 애티커스 핀치는 한 흑인의 변호를 맡으면서 마을주민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버리고, </div><div>그의 자식인 오빠 젬과 여동생 스카웃은 심기불편한 나날을 맞이한다.</div><div>'흑인의 애인'이라는 비하를 의도하는 사람들의 시선과 표현 속에서 젬과 스카웃은 아빠가 흑인 변호를 하는 것을 그만두길 바라지만, 애티커스 핀치는 자신이 이 일을 그만두면, 더 이상 자신의 자녀들을 볼 면목이 없고, 더 이상 그들을 가르칠 수 없는 사람이 된다고 말하면서 결코 그만둘 생각을 하지 않는다.</div><div><br></div><div>한 번은 불안한 마음에 애티커스 핀치의 사무실을 한밤중에 찾아간 젬과 스카웃은 린치를 당할 뻔한 상황을 보며 </div><div>자신들의 아버지가 맡은 일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상황의 심각성을 새삼 깨닫는다.</div><div><br></div><div>백인 우월주의 시대, 흑인노예가 남부전쟁 때문에 신분상 벗어났다고 해도 여전히 흑인을 인간이 아닌 짐승으로 보는 시대에</div><div>애티커스 핀치의 변호는 '패배'가 결정되어 있는 재판이었다.</div><div>아무리 봐도 이득이 하나도 없고 고생만 하는 일에 위험을 무릎쓰고 백인 변호사가 흑인을 보호한다는 것을 </div><div>10살의 소녀 스카웃에게는 지극히 이해하기 어려운 현실이었다.</div><div>그래도 또래보다 성숙하고 철이 든 젬과 스카웃이었지만, 자신들의 아빠가 자칫 위험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는 어린아이가 되었다.</div><div><br></div><div>"손에 총을 쥐고 있는 사람이 용기 있다는 생각말고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말이다.</div><div>시작도 하기 건에 패배한 것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어째든 시작하고, 그게 무엇이든 끝까지 해내는 것이 바로 용기 있는 모습이란다. 승리하기란 아주 힘든 일이지만 때론 승리할 때도 있는 법이거든."</div><div><br></div><div>이 책에서 가장 유명한 글귀로 용기와 이해, 그리고 신념에 대해서 깨달음을 주는 부분이다.</div><div>때로는 포기가 현명한 방법이고 선택일 수 있다. 물리적 시간과 힘을 줄여주어 낭비를 없애주기 때문이다.</div><div>하지만 그 포기는 주위 상황에 굴복한 것일수도 있고 스스로의 한계를 설정한 것이기도 하다.</div><div>그렇기에 대개 그 선택에 아쉬워하고 과거를 그리워하며 슬픔, 분노 등의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div><div>누군가는 포기도 용기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 포기를 정당화하여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심지어는 비난을 한다.</div><div>이는 용기가 악용된 모습이다. 이해와 신념이 없는 단순한 화풀이에 그치지 않는 것이다.</div><div><br></div><div>애티커스 핀치가 말했듯이, 오바마가 말했듯이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에는 상처를 입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하지만,</div><div>그 과정을 통해 에너지와 영감이 넘치고 신념이 강해지는 나를 만나볼 수 있다.</div><div><br></div><div>한국은 현재 근 몇년간 이분법적인 갈등상황으로 인해 소용돌이 치고 있다.</div><div>그야말로 '혐오의 시대'라고 별명을 붙일 수 있을 정도로 성별간, 세대간, 진영간, 노사간 등등 </div><div>양극단에서 서로에 대한 힐난과 비난이 끊임 없이 나오며 그 수위가 점점 과격화되는 추세이다.</div><div>자신과는 다른 사고와 행동은 반사회적이고 성격파탄자에 심지어 헌법을 어기는 것으로 치부하고,</div><div>심하게는 상대방의 멸족까지 바라는 행태로까지 악화되어 있는 상황이다.</div><div>이 나라에는 '이해'란 개념은 그 어디에도 없으며, 자신만의 '신념'도 찾기 어렵다.</div><div><br></div><div>시공간을 좁혀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div><div>토론은 어느 순간 사라지고 마치 '나는 ㅇㅇ해도 되지만, 너는 ㅇㅇ하면 안 돼.'라든지 '노오오오오오오오력이 부족하다'든지</div><div>'답정너'의 의사소통이 자리잡은지 오래이다.</div><div>자신의 합리성을 관철시키기 위해 타인의 합리성을 쉽게 부정하고 뒤집는 형태도 만연하다.</div><div>상대방의 의견에 대한 타당한 근거를 '왜 상대방이 그러한 근거를 냈는가'가 아니라, '그 근거는 빈약하다'는 식의 자신만의 시각으로 해석하는 관계가 불통과 오해의 원인이 되어 갈등을 표출된다.</div><div><br></div><div>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공유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때로는 그 공유와 확산의 범위가 어디까지여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된다.</div><div>이해를 바라는 것이 다르게 보면, 강요하는 식으로 비춰지고, 상대방을 위협하거나 압박한다는 왜곡의 함정에 빠져버리기 때문이다.</div><div><br></div><div>'상대를 이해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고, 정말 가능한 것인지 의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div><div>하지만 상대를 이해함으로써 그의 사고를 존중하여 놓아주는 것도 상대를 이해하는 하나의 행동은 아닐까 조심히 생각해본다.</div><div>누군가는 그건 이해가 아니라 포기나 방임이라고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고 해서 잘못된 것이라고 치부할 어떠한 권한도 없다.</div><div><br></div><div>또한 설령 실패가 그려지고 결말이 원하는 것과 다른 방향으로 갈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려운 상황에 굳이 뛰어드는 사람을 다르다는 이유로 깍아내리거나 의지를 꺽는 행위는 역시 그 누구도 권한이 없다.</div><div><br></div><div>이 책은 '이해란 무엇인가? 용기 있는 행동이 과연 맞는 것이가?'에 대한 끊임 없는 고뇌와 씁쓸함을 주었지만,</div><div>한편으로는 자신의 신념을 다지고 절망을 희망으로 전환시키는 결심을 다지는 계기 또한 주었다.</div><div><br></div><div>나는 주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비난을 하거나 힐난하고는 있지 않은가.</div><div>시작도 하기 전에 패배한 것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어째든 시도하고 끝까지 해내려는 용기 있는 모습을 가지고 있는가.</div><div><br></div><div>앞의 질문이 여전히 머릿 속에 맴돈다는 것은 책이 준 메시지를 어떻게든 '나의 사고'로 이해하고자 하는 나의 신념이 아닐런지....</div><div><br></div> 댓글 : 0 건 이전글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싶다 다음글 비정하고 매혹적인, 쩐의 세계사 번호 제목 작성자 조회 등록일 89 만들어진 신 관리자 7594 2015-04-01 88 경영학 콘서트 관리자 8818 2015-04-01 87 맥킨지의 문제해결 기법 관리자 9010 2015-04-01 86 아버지들의 아버지 - 베르나르 베르베르 관리자 7869 2015-04-01 85 프로페셔널의 조건 관리자 7642 2015-04-01 84 교토식 경영 관리자 8833 2015-04-01 83 운명이다 관리자 7922 2015-04-01 82 도요타의 어둠을 읽고.. 관리자 8624 2015-04-01 81 파이프라인 우화 관리자 13309 2015-04-01 80 일을 했으면 성과를 내라 관리자 8595 2015-04-01 79 위기를 기회로.. 관리자 8499 2015-04-01 78 리엔지니어링 기업혁명 관리자 8650 2015-04-01 77 신비로운 수의 역사 관리자 8976 2015-04-01 76 오다노부나가 카리스마 경영 관리자 9003 2015-04-01 75 일본 전산 이야기를 읽고 관리자 8930 2015-04-01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