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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 5-6권을 읽고 작성자: 관리자 조회: 8331 등록일: 2015-04-01 <div> <div>숫자를 바탕으로 세계를 설명하면서 미카엘 팽송이 신들의 게임에서 결국 결승에 오르게 되고, 그 결승에서 패한 뒤 살신자가 되어 다시 18호 지구의 한 인간으로 떨어지는 장면에서 나는 내심 실망을 하였다.</div> <div> </div> <div>결국 그런 것인가..베르나르 베르베르에게도 천국을 그려낼 상상력은 역시 힘에 부치는 작업이었는가..</div> <div>단테의 신곡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느꼈음직한 사실이 있을 것이다.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으로 나뉜</div> <div>신곡을 읽어보면, 지옥편에서는 그 세세하면서도 구체적인 지옥의 모습에 대한 묘사 때문에 몸서리를 치게된다.</div> <div>옴이 올라 온 몸에 피가 철철 넘치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몸을 긁어대는 지옥에 대한 묘사를 읽는 동안에는 정말로 내 몸이 근질거려 못 참을 정도의 사실감을 느끼기도 한다.</div> <div>하지만, 연옥편이나 천국편에 이르면, 어느 덧 묘사는 추상적인 표현들로 인해 생기를 잃게된다..</div> <div> </div> <div>지옥과 같은 장면은 우리 인간 삶 속에서도 얼마든지 구체적인 묘사가 가능하지만, 천국에 대해서야 우리의 체험 속에서 구체적으로 그려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해로 책장을 넘긴 기억이 있다.</div> <div> </div> <div>베르나르 베르베르도 결국 그 8을 넘어서는 9의 세계를 그려내기에는 �＠� 났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계속해서 넘겼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미카엘 팽송이 다시 아에덴으로 돌아가는 장면..그리고 그 이후..</div> <div> </div> <div>과학과 그리스 신화와 동양사상을 버물여 빚은 그의 작품은 마침내 미카엘 팽송을 8의 세계를 넘어 9에 다다르게 만들었다. 물리학의 두 영역인 존재론과 우주론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쿼크 이하의 소립자의 세계와 우주를 연결시킴으로써, 화엄의 세계를 이해한 경지까지도 보여준다.</div> <div> </div> <div>나아가 10을 넘어 111을 이야기함으로써, 결국 우리 자신이 하나의 거대한 우주라는 사실을 일깨워 줌과 동시에 독자에 대한 깍듯한 경의를 표하면서도, 책을 읽고 있는 나 자신도 그보다 더 큰 세계 속의 한 줄기 빛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깊숙히 제시함으로써 다시 겸손해지도록 만든다.</div> <div> </div> <div>베르나르 베르베르에게 '눈'은 그의 독자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소재이다. 그가 10대의 어린 나이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세상에 대해, 혹은 세계에 대해 가지고 있는 호기심을 잃지 않고 살고 있다는 것이 경이에 가깝게 느껴질 만큼, 그 또한 그렇게 살 수 있도록 도와준 독자(경제적인 문제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도록 도와준..)에 대한 경의를 분명히 하고 있는 듯 보인다..</div> <div> </div> <div>아마도 개미를 연구한 사람 중에 그 보다 물질적인 여유를 누리고 있는 사람은 없지 않나 싶다.</div> <div>사실 그가 개미연구자라는 이름으로 불리기에 어울릴만한 학력이나 자격을 갖추었는지 조차 나는 따져본 적이 없다.</div> <div> </div> <div>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호기심에 대해 한 평생을 걸고 파고드는 사람의 집요함의 끝이 타인에 대한 감사와 존경이라면, 무척이나 허무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 결론 앞에서 차라리 커다란 각성의 섬광이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div> <div> </div> <div>우주인이 지구를 공격하는 영화가운데 가장 허무하면서도, 가장 합리적인 결론이 아마도 스티븐 스필버그의 '우주전쟁'이 아니었나 싶다. 바이러스에 적응하지 못한 우주세력이 자멸한다는..</div> <div> </div> <div>신종플루의 출현으로 전세계가 알 수 없는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을 보면, 그런 결론이 더욱 타당하게 느껴진다.</div> <div> </div> <div>베르나르 베르베르, 스티븐 스필버그..</div> <div>상상력이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할 두 대가는, 다른 사람의 허를 찌르듯이 지극히 현실적이고도 상식적인 결론으로 우리의 뇌를 마비시킨다.</div> <div>그런 뇌의 '에포케(판단중지)'에 의한 마비의 결과가 웃음이라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설명을 듣고 보면, 참으로 유쾌한 책읽기의 시간들이었다.</div> <div> </div> <div>실제로 '신'을 읽는 동안에, 나는 일체의 다른 일상을 중지하고, 거기서 기꺼이 벗어났으며, 매일의 상념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임해성이라는 타이틀의 삶의 일부분이 오롯이 마비되었다..ㅋㅋ 삶은 가장 큰 웃음이라나...하하하..</div></div> 댓글 : 0 건 이전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심리화술 다음글 아빠라는 이름의 행복을 읽고 번호 제목 작성자 조회 등록일 29 조직론을 읽고 관리자 7662 2015-04-01 28 [칼럼] 일과 삶, 그리고 균형 혹은 통합 관리자 7379 2015-04-01 27 친절한 복희씨 관리자 7701 2015-04-01 26 부자일지를 읽고 관리자 7750 2015-04-01 25 씽크 이노베이션 관리자 7564 2015-04-01 24 젊음의 탄생을 읽고 관리자 7559 2015-04-01 23 폼페이 관리자 7338 2015-04-01 22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 관리자 8033 2015-04-01 21 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 관리자 7651 2015-04-01 20 네델란드 엿보기 관리자 7203 2015-04-01 19 짐콜린스의 경영전략 관리자 7705 2015-04-01 18 삼성경영철학 관리자 7749 2015-04-01 17 [칼럼]신뢰와 열정 관리자 8367 2015-04-01 16 연암 박지원에게 중국을 답하다 관리자 8574 2015-04-01 15 신해철의 쾌변독설을 읽고.. 관리자 7943 2015-04-01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